두 권의 시드 노벨 리뷰

1-1. 첫번째 작품은 정의소녀환상입니다. 꽤 괜찮은 퀄리티의 소설과 신랄한 비평(비난?)으로 꽤 좋아하던 작가인 ki-etri-on(왜 중간의 etri를 뺐을까나요?)님의 작품이었기에 관심은 있었습니다만 살 생각은 없었는데, 발매 당시의 일어난 분란(...)과 분서 사건으로 사야겠다는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. 어찌보면 참 역설적인 이야기군요.

1-2. 평가는... Ex급. 논외라고 합시다.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'거대한 조롱'. 솔직히 이 작품을 소설로서 평가해야 할런지도 잘 모르겠습니다.

1-3. 본디 정의소녀환상에 대해서 좀 길게 썰을 풀어놓을까 했습니다만, Eclipse님의 정의소녀환상 감평을 읽고 나니 제가 굳이 추가로 감상글을 남길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. 읽고 나서 '오호라, 이 친구, 니들 다 엿먹으라고 썼구나'라고 느꼈는데, 이는 Eclipse님이 보신 시각과 정확히 일치해서 말이죠.

그 외에 뭐 데몬베인 패러디라거나 기타 등등. 또 여러권의 전개를 압축해놓은 듯 하다...라는 의견에도 동의. 뭣보다 이 작가가 정말 이 소설로 인기를 얻길 바랐다면 챕터별로 한 권 씩 써댔을겁니다.


정말이지, ki-etri-on 이 사람은 예전 그가 쓴 고어물을 읽었을때 받았던 느낌에 여지없이 충실했던 훌륭한 광대로군요. 여러 권으로 써서 서서히 독자들을 낚다가 최종권에서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맛도 괜찮았을터인데도(만일 이 수를 택했다면 어쩌면 인기와 논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을지도 모를 일이죠), 굳이 고의로 한 권에 압축한다는 직설적 수단을 택한 것도 그렇고 말입니다. 이 소설은 캐릭터 뿐만 아니라 작가마저도 목적에 바쳐버리면서, 결과적으로 작가가 원하던 '조롱'이라는 목표를 훌륭히 달성해냈다고 생각합니다. 다만 (제가 본)작자의 바람까지 달성되었는지는 의문입니다만.

이건 제 생각이지만, 틀림없이 이 친구는 정의소녀환상이 불태워졌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광소하면서 환희의 극한을 맛보았을겁니다.

법학 공부는 잘 하고 있을지 모르겠네요.

1-4. 간단하게 정리하면- 이 작품이 요런 모양이 되어버린건 결코 역량부족이 아닐거라는 겁니다. 의도한 바라는 거죠.

1-5. 2편은 언제 나온답니까?


2. 그러니까 시드 노벨은 확실히 마음에 듭니다. 이런 작품도 몇개 쯤 출판이 되어야 라이트노벨의 장르적 성장이 이룩되지 않겠습니까. 혹자는 실험 실패라고 말하기도 했지만, 제가 보기에 이 녀석은 실험작이 아닙니다. 리트머스라면 모를까.


3-1. 그 다음에 읽었던 시드 노벨은 그대에게 만능주문을!이었습니다. 사실 이쪽을 먼저 읽긴 했습니다만.

여하간 줄거리는 생략하죠.

3-2. 평가는 A-급~B++급 사이. 한마디로 축약하면 '대한민국 고3다운 라이트노벨'.

3-3. 작가인 류은가람님은 집필 당시 고3이었다던가요. 이정도의 소설을 써내면서 K대 언론학부에 합격했다니 정말 뒷사람이 무섭다는 말을 실감하겠습니다. 물론 세상에 저보다 잘난 사람이야 수도 없이 많지만, 이 정도로 실감하긴 또 처음이군요. 겸디갹님의 작품을 뵌 이래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입니다.

...라고 해봤자 몇살 차이도 안나긴 합니다만.

3-4. 여하간 실로 대한민국 고3 오덕스러운 소설입니다. 한국에 대한 사랑과 고3다움이 이곳저곳에서 풋풋하게 묻어져 나온달까요. '고뇌'없이 신나게 써내려간 글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. 야규 쥬베이나 미야모토 무사시가 신비가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한번 뿜고 이 둘이 홍길동에게 당했다는데 또 뿜었었지요. 으아하.

물론 실제로 꽤 고민하면서 쓰긴 했으리라고 생각하지만, 제가 그런걸 강렬하게 느낀 부분은 '츳코미'넣는 부분이었습니다. 전투중에도 결코 넘어가지 않고 강렬하게 찔러대는 그 충직함이란! 실로 오덕임을 꿰뚫어볼 수 있는 부분이었지요.

또한 정부의 무능함이라던가, 고3 스트레스 등등. 그야말로 대한민국 고3스러운 모습.

그리고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에 충실한 작품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. 철학이나 고뇌가 담기지 않은 실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이라는 느낌일까요. 깊은 맛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, 이런 글을 맛깔나게 써내는 것도 재능이죠. 좀 높게 비유하자면 쿠엔틴 타란티노?

3-5. 그럼에도 제가 이 작가를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성장의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입니다. 제가 라노베를 그렇게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, 좀 더 좋은 편집자를 만나고 좀 더 많은 지식을 쌓으면 틀림없이 대성할만한 싹이 보이는 느낌이 들어서...랄까요.
소설의 묘사라던가, 구체적인 예를 딱 꼬집어서 들기는 조금 힘들고 자신도 없달까[...]

요는, 과연 입선할만한 작품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.


4. 85%정도 써놓고서 아무래도 부족하다 싶어서 미루다가 그냥 올립니다. 좀 더 다듬어서 더 길게 써보고 싶긴 한데 투입할만한 시간이 마땅치 않고 덧붙여서 귀찮아서[.............]

by Lay_N | 2009/04/03 00:07 | - 도서 관련 | 트랙백 | 덧글(1)

Commented by 팔랑기테스 at 2009/05/06 09:49
쯔어기...작가 류은 가람이 제 동아리 후배....(퍽) 참 능력있고 재미난 아해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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